밖을 향할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 『행복의 정복』을 읽고
양수경

행복의 정복
인문학버트런드 러셀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행복에 대해 이렇게 실용적으로 이야기하는 철학자가 있다는 게 신선했고, 백 년 전 글인데도 지금의 우리 이야기처럼 읽혔다.
나는 경쟁이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게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내가 더 나아지는 것, 그런 경쟁은 오히려 성장의 동력이 될 수 있다. 러셀도 경쟁 그 자체가 아니라 비교에 매몰되는 것이 문제라고 봤다. "사람들이 생존을 위한 투쟁이라고 말하는 것은 실제로는 성공을 위한 투쟁이다. 투쟁을 벌이면서까지 두려워하는 것은 내일 아침을 먹지 못한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웃 사람들보다 우월해지지 못한다는 사실인 것이다"(1부, '경쟁'). 남과의 비교가 아닌 자기 안에서의 전진이라면, 경쟁은 불행이 아니라 활력이 된다.
요즘 우리가 휴대폰을 놓지 못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면서도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확인하게 되는데, 이건 뇌의 보상 시스템과 관련이 있다. 휴대폰을 확인하거나 게임을 할 때마다 도파민이 분비되면서 즉각적인 보상을 느끼게 되고, 이 패턴이 반복되면 지속적인 자극을 갈구하게 된다. 러셀의 표현이 정확했다. "지나치게 자극으로 가득 찬 삶은 소모적인 삶이며, 이러한 삶에 쾌락의 본질적 부분인 흥분을 주기 위해서는 보다 강렬한 자극이 계속 필요하게 된다"(1부, '권태와 자극'). 이 시스템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죄책감에 대한 장도 많이 생각하게 했다. 나는 진정한 죄책감과 잘못된 죄책감을 구분해야 한다고 본다. 진정한 죄책감은 실제로 도덕적·윤리적 문제가 있는 행동에서 비롯된 건강한 양심의 작용이다. 하지만 사회적 압박이나 권위자의 기대에 의해 부과된 불필요한 심리적 부담은 잘못된 죄책감이다. 나도 8월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면서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었는데, 작업을 작은 단위로 나누고 걱정할 시간과 장소를 따로 정해놓는 전략이 도움이 됐다. 러셀 역시 이렇게 썼다. "합리적인 관점에서 보면 그것이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에 대해 쾌락을 상쇄하는 고통을 일으키지만 않는다면 어떤 사람에게 쾌락을 주는 것은 찬양할 만한 일이다"(1부, '죄의식'). 나 자신을 돌보는 것, 작은 일상의 기쁨에 감사하는 것 — 매일 아침 커피 한 잔, 따뜻한 햇살 같은 것들에서 행복을 찾는 연습이 결국 장기적으로 더 생산적인 삶을 만든다.
열의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 공감했다. 나는 취미나 독서에 몰입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데, 그게 진짜 열의라고 생각한다. 활동 그 자체에서 오는 순수한 기쁨. 외부의 기대나 평가를 의식한 가짜 열의와는 다르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사랑한다는 이유로 상대방을 통제하려는 소유욕을 경계해야 한다. 이건 가족 관계뿐 아니라 부부 관계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문제다. 순수한 사랑은 통제 없이 상대방이 그 자체로 꽃피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만약 돈 걱정을 안 해도 된다면, 나는 자원봉사로 심리 상담 활동을 더 많이 하고 싶고, 개인적인 글쓰기 프로젝트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싶다. 이런 질문을 던져보면서 내가 진정으로 가치 있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조금 더 선명해졌다. 러셀이 말한 "외부적 환경이 결정적으로 불행하지 않는 한, 인간은 그의 정열이나 관심이 내부가 아니라 외부를 지향하고 있다면 마땅히 행복을 성취할 것이다"(2부, '행복한 사람')라는 문장이 계속 마음에 남는다. 나 자신의 안을 들여다보는 것도 필요하지만, 결국 밖을 향할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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